요한복음 17:9, 14-19

9 "나는 이 사람들을 위하여 간구합니다. 세상을 위하여 간구하는 것이 아니라 아버지께서 내게 맡기신 이 사람들을 위하여 간구합니다. 이 사람들은 아버지의 사람들입니다......
14 나는 이 사람들에게 아버지의 말씀을 전해 주었는데 세상은 이 사람들을 미워했습니다. 그것은 내가 이 세상에 속해 있지 않은 것처럼 이 사람들도 이 세상에 속해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15 내가 아버지께 원하는 것은 그들을 이 세상에서 데려가시는 것이 아니라 악마에게서 지켜 주시는 일입니다.
16 내가 이 세상에 속하지 않은 것처럼 이 사람들도 이 세상에 속한 사람들이 아닙니다.
17 이 사람들이 진리를 위하여 몸을 바치는 사람들이 되게 하여 주십시오. 아버지의 말씀이 곧 진리입니다. 
18 아버지께서 나를 세상에 보내신 것같이 나도 이 사람들을 세상에 보냈습니다. 
19 내가 이 사람들을 위하여 이 몸을 아버지께 바치는 것은 이 사람들도 참으로 아버지께 자기 몸을 바치게 하려는 것입니다."

9 "My prayer is not for the world, but for those you have given me, because they belong to you.
14 I have given them your word. And the world hates them because they do not belong to the world, just as I do not belong to the world.
15 I'm not asking you to take them out of the world, but to keep them safe from the evil one.
16 They do not belong to this world any more than I do.
17 Make them holy by your truth; teach them your word, which is truth.
18 Just as you sent me into the world, I am sending them into the world.
19 And I give myself as a holy sacrifice for them so they can be made holy by your truth.

오늘은 우리 교회의 전통대로 어버이 주일과 졸업예배를 같이 드리는 날입니다. 이번에 우리 교회 졸업생들이 64명입니다. 고등학교 졸업생이 3명, 학사가 14명, 석사가 26명, 박사가 21명, 모두 64명이 졸업합니다. 졸업생 여러분들의 수고에 축하 드립니다. 그리고, 이런 영광의 뒤에는 부모님의 희생과 헌신과 기도가 있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영국의 시인 루드야드 키플링 (Joseph Rudyard Kipling, 1865-1936, 영국)의 ‘오, 나의 어머니 (O Mother of Mine)’라는 시가 생각납니다. “내가 높은 산에 목이 매달린다고 해도 나는 압니다. 누구의 사랑이 나에게 흘러올지를. 오 나의 어머니! 내가 깊은 바다에 빠진다고 해도 나는 압니다. 누구의 눈물이 나에게 흘러올지를. 오 나의 어머니! 내 영혼과 몸이 저주를 받는다고 해도 나는 압니다. 누구의 기도가 나를 구원할지를, 오 나의 어머니!” “If I were hanged on the highest hill, I know whose love would follow me still. If I were drowned in the deepest sea, I know whose tears would come down to me. If I were damned of body and soul, I know whose prayers would make me whole.”

그렇습니다. 오늘 우리가 존재하는 것은 모두 어머니의 사랑과, 눈물과 기도 덕분입니다. 키플링은 그의 시에 “Dedication to The Light That Failed (꺼진 불에게 바치는 시)”라는 부제(副題)를 붙였습니다. 어머니라는 존재가 그런 존재 아닙니까? 자신의 것을 모두 자식에게 내어 주고 자신은 아무 것도 남지 않은, 한 줌의 재가 되어 버린, 꺼진 불과 같은 존재 아닙니까? 키플링은 그런 이 땅의 어머니들에게 한편의 시를 바쳐서 위로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부모의 소원은 한 가지입니다. 자식이 잘 되는 것입니다. 자식이 건강하게, 아무 탈 없이, 공부 잘 하고, 잘 사는 것입니다. 그러나, 오늘 우리는 이런 부모님의 소박한 소원을 한 차원 높여서 어떻게 사는 것이 정말 잘 사는 것인지 진지하게 생각해야 합니다. 예전의 사람들은 잘 되는 것을 ‘입신양명(立身揚名)’한다고 했습니다. 세상에 나가 출세하여 이름을 떨친다는 뜻입니다. 유가의 경전인 효경(孝經)에 나오는 말입니다. 우리는 이런 고전에 나오는 말들을 가볍게 생각하지 말고, 크리스천으로서 ‘그리스도 안에서 (in Christ)’ 입신양명 한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진지하게 생각해야 봐야 합니다.

해마다 졸업 시즌이 되면 각 대학교에서는 사회 각계에서 성공한 유명한 사람들을 초대해서연사로 세웁니다. 이번 해에 어느 대학에서 누구를 초대하느냐 하는 화제인데, 특히 하바드 대학교에서 그 해에 누구를 초청하느냐 하는 것이 많은 사람들의 관심사입니다. 제가 알아 봤더니, 올해는 Angela Merkel (앙겔라 메르켈) 전 독일 총리를 초대한다고 합니다. 아직 발표가 안 되었습니다만, 뭔가 졸업생들에게 평생 남을 연설을 하지 않을까 기대가 됩니다. 2017년 졸업식에 Facebook CEO인 마크 저커버그 (Mark Zuckerberg)가 초대 되었습니다. 2016년에는 천재 영화 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Steven Spielberg)가 초대되었습니다. 스필버그의 연설도 명 연설로 남아 있습니다. 2008년에는 ‘해리 포터 (Harry Potter)’를 쓴 조앤 로우링 (Joanne K. Rowling)이 초대 되었고, 2007년에는 Microsoft CEO인 빌 게이츠 (Bill Gates)가 초대되어 “여러분들은 가난한 사람들의 고통을 외면하지 말고 세상을 바꾸라. 많은 것을 받은 사람들에게는 더 많은 의무가 요구된다”는 연설을 했습니다. 저는 그 연설문을 읽으면서 빌게이츠는 항상 세계 최고의 갑부로 이름이 오르는데, 저런 철학을 가진 사람이라면 세계 최고의 갑부가 될 자격이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또 지금은 세상을 떠났습니다만, Apple의 CEO였던 스티브 잡스 (Steve Jobs)가 2005년 스탠포드 대학교 졸업식에서 했던 연설도 명 연설로 남아 있습니다. 스티브 잡스는 그 때 졸업생들에게 “초심을 유지하면서 우직하게 나아가라 (Stay Hungry, Stay Foolish)”는 유명한 말을 남겼습니다.

오늘 저는 여러분의 담임 목사로서 졸업생들에게 무슨 말을 해 줄까 며칠을 생각하고 또 생각하면서 요한복음 17장에 있는 말씀을 생각했습니다. 이 말씀은 예수님께서 자기 제자들을 위해 하나님께 기도하는 형식으로 되어 있습니다. 요한복음 17장 전체가 예수님의 기도이니까 오늘 우리 기준으로는 좀 긴 기도입니다. 예수님은 이 기도를 십자가를 지시기 바로 전에 하셨습니다. 한 절 한 절에 제자들을 세상에 남겨 두고 떠나는 예수님의 간절한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저는 이 예수님의 기도 속에서 오늘 졸업을 하는 졸업생 여러분을 향한 예수님의 마음을 발견하고 그 말씀을 같이 나누려고 합니다.

첫째로, 여러분은 여러분 자신이 누구인지 정체성 (identity)을 잃지 않아야 합니다. 예수님은 자기 제자들에 대하여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이 사람들은 하나님의 말씀을 가지고 사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세상에 속한 사람들이 아닙니다. 그래서 세상으로부터 미움을 받을 것입니다.” (14절)

여러분에게는 크리스천, 예수님의 제자라는 이름이 붙어 있습니다. 크리스천들에게는 성경이라는 삶의 스탠다드가 있습니다. 성경에 나오는 말씀과 성경이 제시하는 가치들이 크리스천의 삶의 표준입니다. 이 세상이 추구하는 가치와 성경이 제시하는 가치가 같지 않습니다. 둘이 추구하는 가치가 같다면 아무 문제가 없겠지만, 불행하게도 많은 부분에서 둘이 추구하는 가치가 다릅니다. 크리스천들은 성경이 제시하는 가치를 선택하는 사람들입니다. 이렇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가리켜 우리는 크리스천이라고 부릅니다. 만일 우리가 성경이 제시하는 가치가 무엇인지 모르거나, 무시해 버린다면, 그것은 크리스천으로 살기를 포기하는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 점을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한번 포기하고 나서도 다음에 잘 하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더 열심히 교회 나가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렇지 않습니다. 한번 크리스천의 길을 포기한 사람들은 그 다음에는 별로 고민하지 않고 쉽게 포기합니다. 한번 포기한 사람이 두 번은 포기 못하겠습니까? 세 번은 포기 못하겠습니까?

크리스천은 누구입니까? 성경이 제시하는 가치와 세상에 제시하는 가치가 다를 때, 고민하는 사람들입니다. 갈등하는 사람들입니다. 이 과정이 쉽지 않습니다. 힘이 듭니다. 크리스천으로 사는 것이 힘들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가짜입니다. Genuine Christian이 아닙니다. 진짜 크리스천들은 성경의 가치를 실현하는 일에 두려움을 느끼고, 어려움을 겪고, 때로는 손해를 보고, 비난을 받기도 합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그 길을 가는 사람들이 크리스천들입니다.

여러분들은 세상에 나가서 그렇게 살아야 합니다. 누구도 그 길이 쉽다고 말하지 않았습니다. 예수님도 그 길로 들어가는 문은 ‘좁은 문 (the narrow gate)’이고, 그 길은 ‘험한 길’이라고 하셨습니다 (마태복음 7:13-14). “But the gateway to life is very narrow and the road is difficult, and only a few ever find it”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여러분이 걸어야 하는 길은 험하고, 위험하고, 그 길을 가는 사람도 많지 않아 때로는 외롭습니다. 하지만, 그 길은 ‘the gateway to life (생명으로 가는 길)’입니다. 크리스천은 이 길에 대한 믿음과 희망을 가지고 살아갑니다.

둘째로, 여러분은 이 세상에 ‘선한 영향력 (good influence)’을 끼쳐야 합니다. 에머슨 (Walter Waldo Emerson, 1803-1882, 미국)의 그렇게 말했잖아요? “To know even one life has breathed easier because you have lived, this is to have succeeded (단 한 사람이라도 당신이 이 세상에 살았음으로 인해 편하게 숨을 쉴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을 아는 것, 그것이 바로 성공적인 삶이다)!” 제가 말하는 ‘선한 영향력’이라는 것이 바로 그런 것입니다.

예수님은 이렇게 기도하셨습니다. “아버지, 이 사람들이 진리를 위해 몸을 바치는 사람들이 되게 해 주십시오!” (17절, 공동번역) 여기서 ‘진리’라는 말은 로마서 12:2에 나오는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온전하신 뜻 (God's will for you, which is good and pleasing and perfect)’을 말합니다. 예수님은 자기 제자들이 하나님의 뜻을 위해 몸을 바치는 사람들이 되게 해 달라고 기도하신 것입니다.

지금도 예수님은 이 기도를 쉬지 않고 하고 계신다고 저는 믿습니다. “(우리를 위해 죽으신)그리스도 예수는 다시 살아나셔서 하나님의 오른편에 앉아 계시면서 우리를 위해 중보 기도를 하고 계십니다 (He is at the right hand of God and is also interceding for us).” (로마서 8:34) 크리스천으로 살아가는 것에 대해 용기를 잃어버렸을 때, 겁이 나고 두려울 때, 이 말씀을 기억하십시오. “나는 지금 누구보다도 강력한 예수님의 기도를 받고 있다!”고 믿고 용기를 내십시오.

제 facebook에 2017년 Cal Maritime State University Academy 졸업식에서 Rick Rigsby라는 사람이 연설한 동영상을 올려 놓았습니다. 그 연설이 많은 사람들에게 웃음과 감동을 주었다고 합니다. 그는 연설을 시작하면서 자기의 아버지와 아내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 놓습니다. 자기 아버지는 초등학교 3학년을 중퇴한 사람이라고, 하지만 자기가 이 세상에서 가장 존경하는 가장 지혜로운 분이라는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를 합니다. 그리고, 그의 아내에 대한 이야기를 합니다. 예쁘고 현명한 여자였지만, 결혼한지 얼마 되지 않아 암으로 세상을 떠납니다. 그의 인생이 가장 밑바닥으로 추락했을 때라고 합니다. 그 때 그의 아버지가 해 준 세 마디 말이 그의 인생을 바꾸어 놓았다고 말하면서 연설을 마칩니다. 그 아버지의 말은 “You keep standing (계속 서 있어라)!”이었습니다. “절대로 주저앉지 마라!” “어떤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마라!” “어떤 파도가 밀려와도 You keep standing!” 이 아버지의 말이 그의 인생을 바꾸어 놓았다고 합니다. 저도 같은 말을 하고 싶습니다. 지금 우리가 나가야 할 세상은 크리스천으로 살아가기가 만만치 않습니다.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You keep standing!” 여러분은 서 있어야 합니다. 크리스천의 가치를 포기하면 안 됩니다. 그냥 그 자리에 서 있어야 합니다. 힘들어도 서 있어야 합니다. 여러분들이 어떤 상황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그 자리에 서 있을 수 있다면, 이 세상에 희망이 있습니다. 

2016년에 하바드 졸업식장 연사로 왔던 스필버그 (Steven Spielberg), 역시 그의 천재성이 연설문 전반에서 돋보이는 명연설을 했습니다. 그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사랑, 지원, 용기, 직관, 이 모든 것들이 영웅인 여러분의 화살통에 들어 있습니다. 하지만, 영웅이 되려면 한가지 더, 물리칠 악당이 필요합니다. 그런 면에서 여러분은 모두 행운아들입니다. 이 세상은 여러분이 물리쳐야 할 괴물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Love, support, courage, intuition. All of these things are in your hero’s quiver, but still, a hero needs one more thing: A hero needs a villain to vanquish. And you’re all in luck. This world is full of monsters).” 매우 유머러스 하면서도 그 속에 강력한 메시지가 들어 있지 않습니까?

Erwin Lutzer란 사람이 이런 말을 했습니다. “Those who have failed miserably are often the first to see God’s formula for success (처참하게 실패를 경험한 사람은 종종 하나님의 성공에 대한 공식을 처음으로 알게 됩니다).” 자기가 만든 성공의 formula를 가지고는 실패 했잖아요? 이 실패는 실패가 아니라 축복입니다. 이렇게 실패를 경험한 사람들이 하나님의 성공의 formula에 눈을 돌립니다. 성공에 대한 하나님의 formula는 전혀 다릅니다. 이것은 다른 사람과 경쟁하는 것이 아닙니다. 다른 사람을 이기는 것이 아닙니다. 이것은 다른 사람을 딛고 올라가는 것이 아닙니다. 거짓말을 해서라도, 부정한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자기 목적을 성취하는 그런 것이 아닙니다. 성공에 대한 하나님의 formula는 처음부터 낮은 자리를 찾아 가는 것입니다. 물이 낮은 곳을 찾아 그곳에 머물듯이, 하나님의 성공의 formula를 따르는 사람은 처음부터 낮은 곳에서 섬길 자리를 찾는 것입니다.

우리 교회는 계속해서 이곳에 있을 것입니다. 힘들과 외로울 때 이곳을 생각하고 힘을 내십시오. 믿음의 친구들을 만나, 함께 찬양하고, 성경 읽고, 기도하면서, 좀 더 나은 세상에 대한 꿈과 비전을 나누었던 이 교회를 생각하십시오. 우리 교회는 항상 여러분과 함께, 그리고 여러분의 편에 서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