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 37:3-7

3 (베트) 주님만 의지하고, 선을 행하여라. 이 땅에서 사는 동안 성실히 살아라. 4 기쁨은 오직 주님에게서 찾아라. 주님께서 네 마음의 소원을 들어주신다. 5 (기멜) 네 갈 길을 주님께 맡기고, 주님만 의지하여라. 주님께서 이루어 주실 것이다. 6 너의 의를 빛과 같이, 너의 공의를 한낮의 햇살처럼 빛나게 하실 것이다. 7 (달렛) 잠잠히 주님을 바라고, 주님만을 애타게 찾아라. 가는 길이 언제나 평탄하다고 자랑하는 자들과, 악한 계획도 언제나 이룰 수 있다는 자들 때문에 마음 상해하지 말아라. (새번역)

3 Trust in the LORD and do good. Then you will live safely in the land and prosper. 4 Take delight in the LORD, and he will give you your heart's desires. 5 Commit everything you do to the LORD. Trust him, and he will help you. 6 He will make your innocence radiate like the dawn, and the justice of your cause will shine like the noonday sun. 7 Be still in the presence of the LORD, and wait patiently for him to act. Don't worry about evil people who prosper or fret about their wicked schemes. (New Living Translation)

지난 주일 설교에서 시편 119편이 길이와, 구성과 형식에 있어서 아주 독특한 시편이라는 것을 말씀드렸습니다. 이것은 성경을 문학적인 맥락에서 읽는 것입니다. 히브리어 자음이 모두 22개인데, 시편 119편은 8절씩 모두 22개의 연 (stanza)으로 되어 있고, 각 연의 8절이 모두 같은 히브리어 자음으로 시작됩니다. 그런데, 오늘 읽은 시편 37편도 그렇습니다. 각 절이 두 개의 문장으로 되어 있은데, 그 문장이 히브리어 자음 순서로 나열되어 있습니다. 오늘 읽은 3-7절 말씀은 히브리서 두 번째 자음 베트과 세 번째 자음 기멜, 그리고 네 번째 자음 달렛으로 시작합니다. 

우리가 시편을 읽을 때 그 저자가 누구인지 아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그 시편 속에 저자의 삶과, 믿음과 그가 경험했던 수많은 이야기가 들어 있기 때문입니다. 학자들은 시편 37편의 저자를 다윗이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다윗의 어떤 이야기가 이 시편 속에 들어 있을까요? 다윗이 자기의 이야기를 구체적으로 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정확하게 알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이 시편 속에 그의 주변에 있었던 악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이 악한 사람들이 성공해서 큰소리 치고 떵떵거리며 잘 살지만, 그런 사람들을 부러워하거나 마음 상하지 말라고 하면서 이렇게 말합니다. “못된 짓만 일삼는 것들이 잘산다고 걱정하지 말아라. 저 나쁜 짓 하는 것들이 하는 일마다 잘된다고 부러워하지 말아라.” (1-2절) 또 이런 말도 합니다. “나도 한 때 청년 시절이 있었지만, 지금은 나이 많은 원로가 되었다네. 나는 지금껏 살면서 의인이 버림받는 것이나 그의 자손이 구걸하는 것을 보지 못하였다네 (Once I was young, and now I am old. Yet I have never seen the godly abandoned or their children begging for bread).” (25절)

성서 신학자들은 바로 이 25절 말씀을 근거로 해서 시편 37편은 다윗의 생애 중에 어느 특정한 사건을 배경으로 했다기보다 다윗이 나이 많은 노인이 되어서 세상의 부조리에 대해 분노하고 좌절하는 청년들에게 충고를 한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지금 한국에서도 청년들이 주장하는 것이 ‘공정’과 ‘정의’입니다. 자기들은 대학을 졸업해도 일자리가 없습니다. 그러나, 부모를 잘 둔 사람들은 척척 취직이 됩니다. 누구나 다 가야하는 군대로 부모를 잘 둔 사람은 면제되거나 쉽게 군대 생활을 합니다. 누구는 어렵게 대학을 갔는데, 부모를 잘 둔 사람들은 쉽게 스펙을 쌓고 좋은 대학에 들어갑니다. 충분히 청년들이 분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청년들의 이런 분노의 심리를 정치인들이 교묘하게 이용해서 큰 사회적인 이슈로 부각시키고 있습니다. 아마 다윗 시대에도 이런 ‘불공정’의 문제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쉽게 돈 벌고, 쉽게 성공하는 사람들은 어디에나 있었습니다. 오늘 시편에서 다윗은 젊은 청년들에게 이렇게 충고합니다. “네가 사회의 ‘불공정’ 문제에 분노하고 좌절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네 인생의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나 같으면 오히려 주님의 ‘공정하심’을 믿고, 성실하게 주님이 기뻐하시는 삶을 선택하고, 하나님의 도우심을 기다리겠다.”  정말 이 시대의 청년들에게 꼭 필요한 말씀인데, 정작 이 말씀을 들어야 할 청년들은 교회에 남아 있지 않습니다. 정말 안타까운 일입니다.

저는 오늘 여러분들에게 다윗이 쓴 본문 말씀을 통해서 그가 오늘 우리에게 전하는 세 가지 메시지를 함께 나누려고 합니다. 어렵고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우리에게 하나님께서 주시는 선물이라고 생각합니다. 첫째로, 다윗은 하나님을 기뻐하라고 합니다 (3절). New Living Translation에는 이 말씀이 “Take delight in the Lord” 라고 나와 있습니다. 이 말씀이 이렇게 번역된 성경도 있습니다. “Make God the utmost delight and pleasure of your life, and he will provide for you what you desire the most (여러분의 삶에서 하나님을 최고의 기쁨과 즐거움으로 삼으십시오. 그러면 하나님께서 여러분이 가장 바라는 것을 공급해 주실 것입니다).” (The Passion Translation) 

저는 지난 몇 번의 설교를 통해서 ‘하나님과의 인격적인 관계 (a personal relationship with God)’를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어떤 사람이 오늘 말씀을 듣고 “하나님을 기뻐해야지!” 이렇게 생각할 수 있겠지만, 하나님을 기뻐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하나님이 누구인지 잘 모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이 누구인지 모르고, 하나님께서 나를 위해서 무슨 일을 하고 계시는지 알 수가 없는데, 어떻게 하나님을 기뻐할 수 있겠습니까? 

여러분이 어떤 사람과 가까워지고 싶으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합니까? 우선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먼저 알아봐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래야 내가 이 사람을 가까이해야 하는지 가까이하지 않아야 하는지 판단이 섭니다. 그 다음으로, 이 사람과 어떻게 하든지 같이 시간을 보내야 합니다. 같이 만나서 커피도 마시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같이 보내는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하나님과 인격적인 관계를 설정하기 위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우선 하나님은 누구인지 기본적인 내용을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하나님과 가까워지기를 원하는 사람은 하나님과 같이 시간을 보내야 합니다. 하나님과 가까워지기를 원하는 사람은 누구나 그렇게 해야 합니다. 이 말씀을 보세요. “Before daybreak the next morning, Jesus got up and went out to an isolated place to pray (다음날,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아침에 예수님께서 일어나셨습니다. 그리고 조용한 곳으로 가셔서 기도하셨습니다).” (마가복음 1:35) 기도는 하나님과의 대화입니다. 우리 주님은 기도를 통하여 하나님과 함께 시간을 보내셨습니다. 또 하나, 우리는 성경을 읽고 그 말씀을 묵상함으로써 하나님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습니다. 성경은 하나님의 말씀입니다. 이 말씀을 한번 보시겠습니까? “All Scripture is God-breathed (모든 성경은 하나님의 숨입니다).” (디모데후서 3:16) ESV (English Standard Version) 성경은 이 말씀을 “All Scripture is breathed out by God (모든 성경은 하나님께서 숨을 내 쉬신 것이다).” 저는 이 말씀을 읽으면서 성경 말씀에서 하나님의 숨이 느껴진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렇게 생각하니까 성경의 말씀들이 새롭게 전과는 달리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오는 것을 느꼈습니다.

이렇게 하나님과 시간을 보내는 사람은 금방 하나님과 인격적인 관계를 가질 수 있습니다. 이 때 비로소 우리는 하나님을 기뻐하고 즐거워하라는 말씀이 무슨 뜻인지 알 수 있습니다. 나에 대한 하나님의 생각을 알 수 있으니까, 그 하나님의 생각이 얼마나 선하고 얼마나 좋은 것인지 아니까, 또 하나님께서 나를 위해서 어떤 일을 하셨는지 아니까 하나님을 기뻐할 수 있습니다. 우리 주님이 하신 말씀이 생각납니다. “나는 믿지 않는다 하더라도, 내가 하는 일은 믿어라 (Even though you do not believe me, you should at least believe my deeds).” (요한복음 10:38, Good News Translation) 저도 주님의 심정을 가지고 여러분에게 말씀드립니다. 저를 믿지 않아도 좋습니다. 저를 싫어하고 미워해도 좋습니다. 하지만, 제가 말씀드린 것은 믿으시기 바랍니다. 하나님과의 인격적인 관계를 설정하지 못하면 우리 믿음생활이 아무 소용없습니다. 성경에 있는 모든 말씀들이 나하고 아무 상관이 없는 말씀이 되고 맙니다. 그런데도 계속 교회에 나오고 믿음생활 하겠습니까? 이렇게 하다 보면 언젠가는 하나님을 알게 되는 때가 있지 않겠습니까? 이렇게 말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아닙니다. 이 문제는 시간이 해결해 주지 않습니다.

하나님을 기뻐하는 사람에게 주시는 하나님의 약속은 그 사람에게 ‘your heart's desires (마음의 소원) (4절)’를 주신다는 것입니다. Desire에는 good desire가 있고, evil desire가 있습니다. 하나님을 기뻐하는 사람에게 하나님은 ‘good desire (좋은 소원)’을 주십니다. 우리 마음에 좋은 소원이 있다는 것은 이 세상 어느 것과 비교할 수 없는 축복입니다. 우리 FKCC 교우들에게 하나님께서 ‘좋은 소원들’을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청년들 중에 하나님이 주시는 ‘좋은 소원’을 가진 사람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둘째로, 모든 것을 주님께 맡기면 주님께서 도와주신다고 합니다 (5절). 이 말씀을 다양한 번역 성경에서 찾아보았습니다. “Commit everything you do to the Lord, and he will help you.” (NLT) “Commit your way to the LORD, And He shall bring it to pass (여러분의 길을 주님께 맡기십시오, 그러면 그가 그것을 통과시켜 주실 것입니다).” (NKJV) “Commit your future to the LORD! And he will act on your behalf (여러분의 미래를 주님께 맡기십시오. 그러면 주님께서 여러분을 대신해서 일하실 것입니다).” (New English Translation)

여러분, 이 말씀이 믿어집니까? 어떤 사람은 “말도 안 돼! 어떻게 그런 일이 가능하지?”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입니다. 이런 사람들에게 제가 이렇게 반문하겠습니다. “당신은 단 한 번이라도 당신의 길을 온전하게 하나님께 맡긴 적이 있습니까?” 맡긴 적이 있을 리가 없습니다. 하나님과 인격적인 관계 속에 있지 않은 사람은 자신의 길을 하나님께 맡길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commit’라는 말은 무엇을 믿고 맡긴다는 뜻입니다. ‘commit’라는 말 대신 ‘entrust’라는 말을 쓸 수도 있는데, 이 말도 믿고 맡긴다는 뜻입니다. 한 번도 자기 인생을 하나님께 믿고 맡겨 본 적이 없는데, 어떻게 이 말씀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합니까? ‘인간의 눈 (human point of view)’으로 보면 이 말씀은 말이 안 됩니다. 성경은 ‘human point of view’로 기록된 책이 아니라, ‘하나님의 눈 (God’s point of view)’ 혹은 ‘믿음의 눈 (the eyes of faith)’으로 기록된 책입니다. 

셋째로, 기다리라고 합니다. 이 말씀이 New Living Translation에 이렇게 나와 있습니다. “Be still in the presence of the LORD, and wait patiently for him to act (주님 앞에서 잠잠히 주님이 일하시기를 참고 기다리라).” (7절) 하나님을 기뻐하고, 하나님께 나의 길을 온전히 맡기고, 이제는 조용히 하나님의 은혜를 기다리는 것입니다. 

“Wait patiently for him to act”라는 말이 가슴에 와 닿습니다. 기다리는 것은 힘들고 고통스러운 일입니다. 종교 개혁자 마틴 루터 (Martin Luther, 1483-1546, 독일)는 시편 37편을 읽으면서 “성도의 인내가 여기에 있다 (Here is the perseverance of the saints) I요한계시록 14:12)!”고 말했다고 합니다. ‘perseverance’라는 말은 단순히 ‘patient’라는 말이 아니라 어떤 고난과 역경 속에서서도 결코 원래의 뜻을 포기하지 않는 강인함을 말합니다. 언제까지 기다려야 합니까? 하나님의 응답이 있을 때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마시멜로 이야기’라는 책을 보셨습니까? 이 책 원래 제목은 ‘Don't Eat the Marshmallow- Yet! The Secret to Sweet Success in Work and Life’라는 긴 제목입니다. 우리 말로는 ‘마시멜로 이야기’라고 번역되었습니다. 이 책은 성공한 대기업의 사장 조나단이 그의 운전 기사 찰리에게 성공의 법칙을 알려주고 찰리는 그 내용을 실천한다는 것입니다. 4살 때 조나단은 스탠포드 대학 석사과정에 있던 아버지의 마시멜로 실험에 참가합니다. 아버지는 실험에 참가한 네 살배기 아이들에게 달콤한 마시멜로를 하나씩 나누어주면서 15분 간 마시멜로 과자를 먹지 않고 참으면, 상으로 한 개를 더 주겠다고 약속합니다. 그 결과 실험에 참가한 아이들 중 3분의 1은 15분을 참지 못하고 마시멜로를 먹었고, 3분의 2는 끝까지 기다렸다가 하나씩을 더 받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정작 놀라운 사실은 그로부터 14년 후에 당시 마시멜로의 유혹을 참아낸 아이들은 스트레스를 효과적으로 다룰 줄 아는 정신력과 함께 사회성이 뛰어난 청소년들로 성장해 있었고, 참지 못하고 마시멜로를 먹어버린 아이들은 쉽게 짜증을 내고, 사소한 일에도 곧잘 싸움에 말려드는 등 성공한 사람들이 별로 없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성경에도 ‘마시멜로 이야기’가 있습니다. 바울은 로마서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는 환난을 당하더라도 즐거워합니다. 그것은 환난이 인내를 낳고, 인내는 연단된 인품을 낳고, 연단된 인품은 소망을 낳는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로마서 5:3-4) 이 말씀이 New Living Translation에 이렇게 나와 있습니다. “And endurance develops strength of character (인내는 강인한 인품을 만들어낸다).” 또 Good News Translation에는 이 말씀이 “Endurance brings God's approval (인내는 하나님의 승인을 받게한다)”라고 번역되어 있습니다. 참고 기다리는 삶이 지루하고, 짜증나는 일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습니다. 하나님은 성도의 인내를 통해서 우리를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인품으로 연단하고 계시는 것입니다. 하나님을 기뻐하고, 하나님께 모두 맡기고, 겸손하게 하나님의 도움을 기다리십시오. 이 말씀이 오늘 우리 모두에게 주시는 하나님의 선물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